2024년 초 한국틴스타는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전주 성심여고 교목 담당이신 채주원 신부님의 전화였죠. 그 한 통의 전화로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270명)들을 위한 프로그램 현장이 열렸고, 3월부터 11월까지 10여 명의 활동 교사들이 KTX를 타고 전주를 오가며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한국틴스타의 프로그램은 참사랑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만나 그 가치가 빛나게 됩니다. 함께 하며 더 반짝이는 우리를 틴스타의 별☆! 활동교사라고 부릅니다. 활동교사가 되어 가는 속마음을 들여다볼까요?
채주원 신부님 : ‘이거 될까?’ 하는 걱정과, ‘일단 물어나 보자.’는 나의 뻔뻔함이 담긴 전화. 그리고 기꺼이 응답하고 동반해 주신 틴스타. 감사합니다.
김혜정 선생님 : (전화를 받고)아~네… 그럼요^^ 장담할 순 없지만. 시간이 필요해요. (머리 속에서 전주, 두 학기, 270명, 평일. 함께 할 선생님들 명단이 머리 속에서 전개된다. 지리적으로 어디가 가깝지? 어디에 먼저 알아볼까? 얼마 전 워크숍이 끝난 노은동에 카톡) 수녀님~ 노은동에서 추천 좀~, 선생님~ 휴가 내 볼래요? (무리한 부탁이란 걸 알면서도…)그래도 진지하게 고민해줘서 고마워요. 선생님, 수녀님~ 우리 함께 전주를 즐겨 볼까요? 선생님~ 우리가 언제 또 이렇게 십대 여학생들을 만나보겠어요? 선생님은 아무래도 멀죠? 선생님~ 용기와 시간만 내면 할 수 있게 도와드릴게요~ (그리고 기다린다.)
이정원 수녀님 : 아하~! 이수진 선생님이 지금 톡 왔는데 해 보신대요!!!! (정확하게 느낌표 4개).변다정 선생님의 연락도 기다리고 있어요.
김혜정 선생님: 매우! 몹시! 감사합니다~^^
이정원 수녀님: 오 별말씀을요. 용기를 내 준 쌤들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쌤들이 이번에 해 보면 본당에서도 도움 될 테니 저희도 감사한 일입니당^^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변다정 선생님 : 수녀님께 수업 제안을 받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두려움과 의심에 휩싸였다. 그렇지만 나와 함께하실 주님이 계시기에 일단 “Go!”를 외쳤다. 그렇게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
이수진 선생님 : 온 우주가 틴스타를 향해 열린 날~ 성당 봉사직을 내려놓은 걸 알고 수녀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틴스타 선생님을 해 보는 것이 어떠냐고…. 생각해 보겠다고 하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돈 벌어도 시원찮을 판에 기름을 써 가며 전주까지 가도 괜찮을까 했더니 평생 돈 안되는 일에 열심이었으면서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냐고 한다. 우리도 멀리서 오는 수고를 마다 않은 틴스타 선생님들 덕분에 수료했으니 이젠 당신이 가치있는 일에 시간과 용기를 내어야 하지 않겠냐고. 거절할 이유를 찾기 위해 전화를 했는데 되레 설득을 당하고 말았다.
알면서도 낚인 우리는 하느님 안에서 필연적으로 연결된 사람들. 혼자였다면 결코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언젠가 또 혜정샘의 전화에 낚여 만날 그 날까지 “우분투!!”
조정옥 선생님 : 어느날 혜정샘에게 전화가 왔어요. 전주성심여고에서 수업이 열릴 듯한데 함께하자고. 아직 확정은 아닌데 가능성 타진 중이라고. 함께 해주면 진행해 보고..라는 샘의 망설이는 말에 “아유~ 그르게요. 근데 멀긴 멀다요.” 하면서도 황윤정 선생님에게 전화를 하고 있었어요.(속으로는 안 열려도 좋....ㅎ) 덜컥 그러다 보니 어느날 아침 기차를 타고 있는 내가 있고 샘들이 있고….
황윤정 선생님 : (월요일 아침 전화 한 통... 조정옥) “황아, 전주 성심여고에 현장이 열리는데 갈 수 있어?”
“어? 전주? 굳이 거기까지??” 안될 것 같다고 거절했다.(김혜정: 거절?? 흠… 잠시 후 다시 한 통..) “그냥 둘이 한 달에 두 번 여행 가듯이 같이 내려갔다 오자.”(그리고 또 한 통)“우리 앞 반 뒷 반 나누어져서 따로 가야 해” “헐~ 아…. ㅎㅎㅎ” 그렇게 나는 평생 탈 만큼의 KTX를 타고 여행하듯이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느끼며 전주를 다녀왔다. 여행 잘했네. ㅎㅎ
이윤이 수녀님 : “앗, 고1 여고생이라니? MZ 청소년들은 좀 겁나는데 어쩌지ㅠ 그래도 샘들과 함께라면 뭐라도 되겠지. 아자아자~!!”
장혜경 선생님 : (봄, 김혜정 베로니카 선생님께 전화 온 날!)전주요? 여고요? 금요일이요? (속마음: 엄청 머네. 마침 금요일 스케줄이 없으니, 거절할 명분이 없어. 매달 전주로 기차 여행 가는 셈 치지. 근데 난 여고생들을 만나 본 적이 없잖아. 아 자신 없다. 어린이 프로그램이 마음은 편안한데. 에구 언젠가 한 번은 만나야 한다면, 해야지...)가능할 것 같아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히히
배수경 선생님 : 앵? 경상도서 전라도까지 수업 오라구요? 하하하~~ 음~전주 한옥마을 여행과 예쁜 여고생도 만나는? 나를 위한 하루~, 선물의 날로 생각하고 가 볼게요^^ 아자아자^^ 아침 8시 30분에 집에서 나와서 다시 대구 집에 오니 밤 9시^^ 나를 위한 선물이긴 한데~ 선물의 강도가 휴~ 장난 아니게 높네요. 에구에구~
지순화 선생님 : 09시 30분 용인 수지에서 출발~ 18시 30분 집 도착. 전주성심여고 가는 날 하루 일정입니다. 50분 수업 위해 전주까지?? 그럼에도 쉽지않은 이 일을 해 냅니다. 왜?? 어느날 벼락을 맞은 듯이 틴스타를 만난 후 알았습니다. 틴스타는 성교육이 아닙니다. 틴스타는 사랑입니다.
손호빈 신부님 :
+ 그리스도 우리의 길
오늘 첫 여정의 발걸음을 내딛는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의 선한 마음이 만나는 학생들에게 잘 전달될 수 있길 희망하며, 기도로 함께하겠습니다^^
다양한 표현으로 ‘진리가 무엇인지’ 물을 학생들에게, 선생님들의 선한 마음을 거울삼아 ‘그대의 몸’이 진리와 사랑을 담고 있음을, 생식력 자각이 그 사실을 발견시켜 줄 수 있음을 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에게 엮여 지며 파견되어 거의 한 해(2024년 3월~11월)를 전주의 성심여고로 모여들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외쳐 본다.
“선생님, OO가 엉덩이를 보여 달라고 했어요.” “선생님, 우리 아이가 자위를 하기 시작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요
유치원에서 성교육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이 왔구나 싶었습니다. ‘애들이니까, 애들이 뭘 알겠어’하며 지나가지지 않는 시기가 온 것입니다. 유아들 간의 사소한 문제는 어른들의 싸움이 되고, 사회적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었습니다. 시기 적절한 교육의 부재가 일으키는 사회적 파장도 무시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유아기에 성교육이 필요한지, 이른 시기에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많은 부모가 고민합니다.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배포되는 연령에 맞지 앉는 성교육,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자료들로 유아들에게 성교육을 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가르칠 것인지, 학부모님들과 유아들에게 어떻게 성을 다루어야 할지 방법을 찾던 중 한국틴스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원장 수녀님을 통해 한국틴스타의 소개특강 일정을 잡게 되었고, 유치원 학부모님들께 함께 해보자 홍보하였습니다. ‘섹스와 섹슈얼리티’라는 단어가 주는 첫 강렬함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 교육 강의에서 이런 단어를 마주할 줄이야. 교사인 저만큼이나 부모님들도 당황한 듯 하였지만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님의 강의는 학부모님들에게 ‘유아기 성교육’이라는 단편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인간의 본성, 우리 삶의 본질에 닿게 해 주었습니다.
소개특강을 접한 학부모님들은 당연하게도 한 번의 교육에 만족할 수가 없었습니다. 틴스타에서는 적절한 성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교육을 하는 자신에 대한 성찰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녀의 성교육을 위해 시작한 학부모님들은 틴스타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성에 대한 자신의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대해서 알 수 있었으며 온전히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지나오게 되었습니다.
다소 경직되었던 첫 만남과 다르게 교육의 회차를 더해 갈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놓는 학부모님들의 분위기에 휩쓸려 교사로서 참여한 저 또한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소개특강 때까지만 해도 학부모님들은 유아들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을 해 줘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나 방법을 알고자 하였고 궁금해하였습니다. 하지만 회차를 더해 갈수록 본질적인 성에 다가갈 수 있었고, 단순히 자녀의 질문에 어떻게 대답해 줄지를 고민하는 모습이 아닌 부부의 온전한 자기증여로 이루어 낸 사랑의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 하느님의 선물인 한 명 한 명이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에 다가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유아들은 하얀 도화지와 같아서 어른들이 알려 주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시기이기에 누가 어떤 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정말 큰 책임이 따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틴스타에서는 제일 좋은 교사는 부부의 모습이며 제일 좋은 교안은 부모의 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가르침을 통해 교육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자녀에게 부부의 좋은 모습을 보여 주고자 다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자기증여를 통해 얻은 결실인 내 자녀의 성교육을 누군가에게 맡기는 것이 아닌 자신의 몸으로, 좋은 부모됨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통해 유치원에서의 성교육을 오롯이 교사가 다 가르쳐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에서 벗어나 진정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으로 이루어 낸 학부모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아들이 생명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을 선물로 여기는 것, 자기 자신이 소중한 하느님의 선물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기대하며 교육을 받은 학부모님들과 함께 유치원 유아들의 한국틴스타 교육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벌써 틴스타 교육의 특별함이 입소문이 나 다음해에도 교육을 들을 수 있는지 문의가 오기도했답니다. 이렇게 한국틴스타를 만난 올해가 학부모님들에게도 유치원 교사들에게도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고, 이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힘써 주신 박문유치원 김수연 베로니카뽈 원장 수녀님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무엇보다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특별한 선물들을 유치원에서 만나게 해 주신 학부모님들에게 감사하며 올해는 일부의 학부모님들만 틴스타 교육에 참여하였지만 박문유치원의 모든 학부모님들이 틴스타 교육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박문유치원에서는 워크숍을 이수한 원장 수녀님과 4명의 교사가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I을 진행했다.
부끄럽고 부정한 것이 하느님과 연결될 수 있을까? 모태 신앙인으로 살아왔으나 성경 안에서의 ‘성’을 배워 본 적은 없었고 상품화된 성의 이미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동시에 학교에서 이뤄지는 피임 교육만 받아 왔으니 자극하며 부추기는 것과 억압하는 것 사이에서 성은 나에게 늘 모순덩어리 그 자체였다.
나에게 성적인 행동이란 하느님 모르게 하고 싶은 것이었으며 내 마음은 수치스러움에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치마로 삼은 하와의 것과 같았다. 그렇게 성에 관한 한 그 양극을 왔다갔다하며 창피한 건 대충 묻어 두고 기분 좋은 것만 취하면서 기준 없이 살아왔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기고 빠르게 커 가는 요즘,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서 바르게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했고 그러던 와중 박문유치원을 통해 틴스타를 알게 되었다.
틴스타의 매 수업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이 정말 많지만 특히 남성의 생식력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나서는 앞으로 미래에 다가 올 아들의 이차 성징이 두렵지 않게 느껴졌고 오히려 그것을 통해 하느님께서 주신 은총을 찬미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베로니카 선생님의 도움을 받으며 점액 관찰을 통해 내 몸을 살피는 과정은 마치 하느님께서 선물로 주신 나의 본성과 역할을 묵상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수업 시간, 손호빈 신부님께서 성숙한 사랑은 인간의 모든 잠재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다. 사랑이야말로 기독교의 정신이자 하느님의 마음 그 자체임을 상기할 수 있었고, 부부가 자기 증여를 통해 자녀 출산을 하고 양육하는 것이 우리 안에 모상 되신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모습이며 그 안에서 주시는 사랑의 힘으로 우리가 모든 것을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부부는 경험 상 아이가 얼마나 큰 기쁨을 주는지 알지만 나의 커리어와 여러 가지 생활 속의 부침들, 경제적인 기회비용 사이에서 선뜻 둘째 아이를 계획하기가 어려웠던 중이었기 때문에 이 말씀은 큰 힘이 되었다.
첫 아이를 낳을 때는 핸드폰 어플에 월경을 기준으로 알려 주는 배란 날짜만 수동적으로 체크했고 어렵지 않게 아이를 가졌기에 감사하게 여겼지만 그 과정이 크게 의미 있게 기억되지는 않았다. 틴스타 교육을 받은 지금 점액 관찰을 통해 내 몸이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임신을 준비하니 하느님 섭리 안에서의 성이 더 오묘하게 느껴지며 우리 두 사람에게 허락하신 은혜가 감사하게 느껴진다.
성과 신을 연결할 수 없었던 과거는 먼 이야기가 되었다. 임신을 준비하는 과정이 주님과 동행하는 과정으로 느껴질 수 있다니! 나를 아시고 나에게 좋은 것만 주시는 주님,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할 수 있는 은혜까지도 허락해 주소서.
그의 은총이 흘러가기 원하시는 주님께서 우리가 우리 자녀에게, 또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 부족하더라도 빛과 소금이 되라고 틴스타의 자리에 오게 하셨음을 믿는다. 나도 내가 배운 것들 통해 더 나눌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개신교 신자인 김도희 선생님은 자연주기법으로 둘째 아이를 임신하였고, 박문초등학교에서 어린이 프로그램 Ⅲ 을 진행하였다.
나는 어린 남매의 엄마다. 네 살 아들이 얼마 전 하원 하자마자 바지를 훌러덩 벗으며 “엄마한테 보여 주랬어” 한다. 마치 이 시간만 기다렸다는 듯이 흐뭇해 보이기까지 한다. 심장이 쿵! 난데없이 이게 무슨 일인가? 알고 보니 ‘소중한 부분이니 엄마한테만 보여 줄 수 있다’고 어린이집 선생님께 들었다고 했다. 이제 세 돌 지난 아들은 ‘엄마한테 보여 준다’는 것만 입력되어 나를 보자마자 신나게 자기 몸을 내보인 것이다.
이 상황에 일곱 살 딸이 큰 소리로 “그런 게 아니야!” 한다. 그럼 그렇지. 세 살 많은 너는 뭔가 알고 있겠지. “아빠한테도 보여 줄 수 있어! 아플 땐 의사 선생님도 볼 수 있어!” 에? 맞는 듯 하지만, 뭔가 아닌데?
이것이 내가 박문유치원에서 부모 교육으로 성교육을 한다고 했을 때 달려간 이유다. 어디서부터 뭘 어떻게 말해 줘야 할지 너무나 막막했다. 엄마 아빠는 성교육에 너무나 무지했고 아이들은 불안할 만큼 순수했다.
소개특강에서 눈이 번쩍 뜨여 마음에 새긴 말이 있다. “성(sex)은 선물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하느님께로 받은 선물이고 인간 본성입니다.”
세상 속, TV 속 성교육을 생각하고 갔다가 뜻밖의 진리를 대면해 버렸다! 이어서 교사양성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나는, 어미새가 둥지로 먹이를 나르듯 매주 배운 내용을 남편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변하기 시작했다. “지아야, 너는 엄마 아빠도 닮고 하느님도 닮았어. 너는 세상 가장 소중한 선물이야.”
이런 이야기를 전하며 차마 하느님을 닮은 남편과 자녀에게 내키는 대로 행동할 수가 없었다. 교재와 함께 받은 ‘부부가 함께하는 끝기도’도 자기 전에 바치기 시작했다. 남편이 먼저, ‘사랑하는 나의 아내’하고 시작하면서 오늘 하루 수고한 당신의 몸과 마음이 평온하길 희망한다고 하는데, 유독 수고스럽고 고단했던 그 날, 나도 모르게 울컥해 버렸다. 나도 남편에게 ‘당신을 사랑하는 나의 마음이 지친 하루의 쉼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화답했다. 남편 역시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듯 했다.
기도를 마치고(기도문이 시키는 대로)서로를 안아주고 서로에게 축복해 주었다. 웃는 표정만 지어도 행복을 유발하는 신경 물질이 나온다더니, 내 생각을 말한 것도 아니고 읽은 것 뿐인데 서로 사랑 고백을 한 것처럼 마음이 둥실 떠올랐다.
더 신난 건 아이들이었다. 하루 이틀 지나면서 첫째 딸은 기도를 마치면 “뽀뽀해, 뽀뽀해”를 외치며 박수를 치고, 둘째 아들은 깜빡 잊고 자려고 하면 “나 아니면 못할 뻔 했지?” 하며 책을 들고 온다. (눈치 없이. 아! 몹시 귀찮다)
그러던 중 깨달았다. 최고의 교재가 부모의 모습이라고 하셨는데, 이것이 아이들에게는 성교육의 시간일 수 있겠다. 이런 관계에서 안을 수 있구나, 뽀뽀할 수 있구나, 사랑하는 사이의 남녀는 서로를 이렇게 대하는 거구나. 서로 다른 부모의 자녀였던 남녀가 만나 부부됨을 경험하고 부모가 되어 가정을 이루어가는 삶의 여정에서, 정말 적절한 시기에 틴스타를 만났다.
늙어 가는 내 몸에 불만 가득했던 나를 반성하고, 내 고해성사의 단골 주인공인 남편을 더 따뜻하게 바라본다. 우린 혼인 서약을 함께 한 자기 증여의 사이니까. “사랑의 나눔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신다.”고 했으니까. 신체 명칭은 어떻게 설명할지, 나쁜 사람 만나면 어떻게 하라고 할지 배우러 갔다가, 인간이 무엇인지 사랑이 무엇인지 배우고 왔다. 물론 가르쳐 주신 걸 모두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고, 그나마 배운 것도 제대로 전달할 자신도 없다. 마치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딸이 더듬더듬 읽으며 스스로를 대견해하듯, 때론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듯, 내 모습이 딱 그렇다. 어린 남매의 눈높이에 맞게 열심히 설명해 보지만, 정작 나쁜 짝들을 만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도 있다.
하지만, 부족한 내 모습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이러한 것들을 배우며 크는 자녀라면, 제대로 상대를 알아볼 수 있는 분별이 반드시 생길 것.”이라는 신부님의 말씀에 희망을 두려고 한다. 남은 숙제는 하나.
이제는, 틴스타의 상징인 별처럼, 작고 비뚤어진 별에서 크고 반듯하게 빛나는 별이 되도록 나를 만들어 가야겠다. 아멘.
저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늦게 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래 친구들에 비해 늦은 스마트폰 구매와 성과 관련된 분야는 관심 순위에서 현저히 밀려 있었다는 것이 원인인지 저는 누가 알려 주지 않고서는 성에 대해 관심 가져보거나 알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중학교에서도 성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해 주지 않았고요. 오히려 기술가정 시간에 성과 관련된 부분이 나오면 건너뛰고 진도를 나가는 등 회피하기 일쑤였어요. 친구들도 성적인 이야기를 어른들이나 선생님 등 다른 사람에게 들리면 큰일나는 이야기인 양 여겼고요.
하지만 금기시하고 회피하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즐기더라고요. 심지어는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로도 사용했어요. 저에게 성에 대한 첫 정보는 이거였어요. 그래서인지 ‘성은 모순적인 것이거나 안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학교에서 밴드부를 만들었고 지원자들이 모두 이성 친구들이 더라구요. 밴드부 생활을 하니 이성 친구들과 있을 일이 자연스레 많아졌어요. 그리고 그중 저에게 성적인 것을 알려 주는 친구들이 생겼어요. 그때의 저는 아기가 어떻게 해서 생기는 건지도 모르는 성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열다섯 살 아이였어요.
제가 물어보지 않았는데도 밴드부 친구들 중 몇몇은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먼저 꺼냈어요. 그리고 불쾌한 표현이나 비하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제가 모르는 정보와 단어들을 알려 주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이야기는 끝이 날 줄 모르고 날이 갈수록 점점 심해졌어요. 나중엔 저에게 성희롱을 하거나 제가 거부하더라도 불쾌한 신체 접촉을 하는 친구들도 생겼어요. 저에게 강제로 스킨십을 요구하는 친구들도 있었고요.
저는 그렇게 밴드부 생활을 하던 도중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밴드부 생활 중 믿을만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 보니 점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요구하는 스킨십도 많아지고 거부하면 협박을 하거나 강제로 하려 했어요. 저에 대한 성희롱을 저한테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하고 다녔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마음대로 스킨십을 했어요. 그런 관계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빠져나오고 보니, 그 친구들은 잘못된 성 지식에 성격장애까지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였어요. 그렇게 저의 성에 대한 첫 기억과 경험, 자극은 부정적이고 무서운 것들로만 남았어요.
그 이후 저는 성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여러 교육과 상담을 받았지만 그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깰 수 있는 명쾌한 교육은 없더라고요. 그러던 중 저희 엄마께서 성당 주보에서 한국틴스타를 발견해 먼저 교육을 받으셨어요. 그리고 저에게도 정말 잘 맞을 것 같고 필요한 교육이라는 느낌을 많이 받으셔서 저에게 권유하셨어요. 저도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 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틴스타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틴스타 첫 수업을 듣자마자 든 느낌은 ‘편안하다’였어요. 지금까지 저에게 성에 대한 이야기나 자극은 항상 ‘불편하다.’, ‘무섭다.’ 등 부정적인 것이었는데 정반대인 편안한 느낌이 들어 신기했어요. 틴스타 수업을 들으며 몸과 우리가 결코 분리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성·사랑·생명’이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이 내면화되어 기뻤어요.
저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고, 나와 마찬가지로 사랑받아야 마땅한 사람인 타인 또한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그리고 사랑을 줄 줄도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저의 몸이 결코 저와 분리될 수 없고 저 자신 그 자체임을 깨닫게 되니까 제 몸을 결코 포기하거나, 쉽게 사용하거나, 소중하게 여기지 않을 수 없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 교육이 점점 더 멀리 퍼져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 대신 축복과 선물을 안겨주었으면 좋겠어요. 이전의 저의 성에 대한 부정적이고 무서운 기억과 왜곡된 정보들을 완벽히 깨뜨리고, 제대로 된 섹슈얼리티를 키울 수 있는 교육이었어요.
틴스타를 통해 성은 부정적이고 무서운 것, 숨겨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정반대로 바뀌었어요. 성은 너무나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나에게 준 큰 선물이란 것을 알게 되었거든요. 들으면 들을수록 다음 수업이 기대되는 수업이라 저도, 저와 함께 수업을 듣는 친구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안달이에요. 저에게 축복과 선물을 안겨 준,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준 틴스타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저는 주보를 통해 틴스타를 만났습니다. 주보에 실린 아주 짧은 틴스타 교육 안내를 보다가 예전에 홈페이지에 한번 들어가 봤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다시 들어가 이것저것 살펴보다 보니 고1 딸아이가 이 교육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이에게 이 교육을 권하려니 제가 아는 게 너무 없었고 이런 상태에서 권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제가 먼저 교육을 받아 봐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기존에 받고 있던 다른 중요한 교육과 틴스타 교육 일정이 딱 겹쳤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 틴스타에 전화를 했는데 베로니카 선생님이 받으셨습니다. 저는 선생님께 제 고민을 이야기했고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왠지 모르게 지금 당장 꼭 틴스타 교육을 받아야만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이끌림으로 다른 교육을 다 뒤로 미룬 채 틴스타를 오게 됐습니다.
저에게 틴스타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이 교육을 받기 전에 성교육이니까 성관계, 피임, 낙태, 혼전순결 뭐 이런 것에 대해 배우겠지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틴스타에서 받은 성교육은 달랐습니다. 신체적인 것 뿐 아니라 정서적, 영성적, 지성적, 사회적인 면까지 함께 가르치셨고 그를 통해 내 몸을 알고 그 안에 있는 나의 성적 능력과 생식력을 자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결정능력을 갖추고 상호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저는 성교육을 이렇게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기에 너무 놀랍기도 했고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제가 짝꿍 신부님과 도표를 펼쳐 놓고 빨간 카트, 초록 카드를 놓아가며 가임기를 찾고 발기에 대해 얘기하다니 정말 단 한 번도 상상조차 해 보지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들을 통해 처음에는 뭔가 좀 어색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는데 점점 뭔지 모를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고 성에 대해 훨씬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소망이 더 커졌습니다. 아이에게 꼭 교육을 받게 하고 싶다는 소망이요. 그래서 아이에게 이 교육을 권해 보았습니다. 때마침 아이가 한참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고 정체성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에 말을 꺼내기가 좀 수월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성에 대해 올바로 알려 주고 성 정체성을 정립하는 데 도움을 주는 좋은 교육이 있는데 들어 보면 어떨지 권했고 아이는 흔쾌히 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틴스타에 우리 아이가 당장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지 엄청 고민하다 용기를 내서 베로니카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 한 걸음 한 걸음 제 간절한 마음을 담아 묵주 기도를 바쳤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저를 정말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제 얘기를 잘 들어주셨으며 깊이 공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신부님께 교육을 허락받아 주셨고 이렇게 해서 아이와 아이 친구는 틴스타를 만났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한 번도 가서 무엇을 하고 뭘 배웠는지 묻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알고 있었고 믿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베로니카 선생님을 통해 당신이 하고자 하시는 일을 하실 거라는 것을.
아이는 이 교육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늘 교육 갔다 오면 싱글벙글이라 뭐가 그렇게 기분이 좋냐고 물었더니 가면 선생님이랑 신부님이 너무 잘해 주시고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아이는 두 분의 따뜻한 배려 속에서 이해와 공감을 얻었고, 이때 아마도 틴스타의 다섯 가지 영역 중 정서적인 면에서부터 성교육이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바탕 아래 나머지 영역들을 채워 나갈 수 있었고 그래서 아이가 이 교육을 즐겁게 온전히 다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는 틴스타 교육 후 학교에서 다른 성교육 기관에 가서 성교육을 받았는데 너무나 화가 나서 왔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성교육을 하냐며 틴스타와는 너무 다르다고 성교육은 틴스타에서 받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마치 틴스타 홍보대사가 된듯했습니다. 아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에게 이런 분별력이 생겼다는 것에 감사했고 아이와 불편하고 어려웠던 성을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에 더욱더 감사했습니다.
저는 틴스타를 통해 선물을 열게 됐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제가 받은 귀한 선물을요. 어쩌면 저는 죽을 때까지 그 선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을 수 있었는데 틴스타를 통해 알게 되었고 열어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그 선물의 가치를 알기에 아이에게 권할 수 있었고 아이도 그 선물이 자기에게 있음을 알고 열어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틴스타를 통해 나에게도 선물이 있다는 것을 꼭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틴스타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미소가 떠오릅니다.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님과 김혜정 베로니카 선생님의 환하고 당당한 미소요. 하느님께서는 두 분의 이 미소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하실까요? 하느님께서 펼치실 그 일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하겠습니다. 저와 아이에게 틴스타를 만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그리고 좋은 교육을 해주신 신부님과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2018년도에 사제 서품을 받았습니다. 제가 서품을 받던 해, 뉴스에 자주 나오던 단어는 ‘미투 운동’이었습니다. 그리고 연쇄적으로 ‘여성 혐오 범죄’, ‘몰카’, ‘여성 인권’, ‘페미니즘’, ‘젠더 갈등’, ‘성인지 감수성’, ‘성차별’, ‘남혐’, ‘여혐’ 등의 단어들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금은 ‘남성은 여성 CPR(심폐소생술)을 하다 성추행으로 신고를 당할 수 있다’고 걱정해야 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사제로서 남자와 여자의 관계를, 또 ‘성’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하느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동등하며 아주 가까운 협력자’로 창조하셨는데, 하느님의 창조 목적과 멀어지고 있는 남과 여의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이와 같은 고민의 답을 찾는 과정은 ‘그리스도교의 성 윤리’,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사랑’, ‘혼인’, ‘몸이란 무엇인가?’ 등의 고민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전주교구 재단 학교인 전주성심여고로 발령을 받아 살아가고 있는 지금, 여학생들을 만나서 대화하고 고민을 들어 주기 위해서는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답을 가지고 있어야만 했습니다. ‘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더 시급했던 이유는, 제가 만나는 여학생들도 본인이 가진 ‘여성성’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다급함과 ‘성에 대한 교육’이 부재한 상황에서 알게 된 것이 바로 ‘틴스타’였습니다. 그리고 정말 때와 운이 좋아 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틴스타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덕분에 저 역시 틴스타 교사양성워크숍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틴스타 교사양성워크숍을 통해 ‘몸은 무엇인가?’, ‘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성적인 몸이란 누구인가?’라는 인격적인 질문으로의 변화. 몸이라는 생명의 책에 새겨져 있는 성, 인격, 개인의 서사, 사랑, 객관적 질서, 생명 전달 능력(생식력), 부모됨 등의 자각의 중요성. ‘점액 관찰 기록표’와 ‘감정 기록표’를 통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자기 관찰법. 영성적인 나, 지성적인 나, 사회적인 나, 신체적인 나, 정서적인 나의 통합적 이해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모든 인간이 지닌 몸이, 곧 모든 사람의 몸에 이미 새겨져 있고 누구나 이미 자신의 몸을 통해 살아가고 있는 객관적 질서들이 ‘성과 생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젠더 갈등’의 해답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틴스타 교사양성워크숍을 통해 배운 지식들이 삶으로 완전히 옮아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고민들의 답을 찾기 위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지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해 볼만 하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틴스타 교육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고, 중고등부 학생들과 대학생들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틴스타 교육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마르셀리노)성교육이라는 정보만 가지고 틴스타 위크숍을 신청했습니다. “굳이 내가 왜?”, “그냥 그런 이야기들”이라고 편한 마음으로 참여한 첫째 날. 우와~ 오랜만에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주님의 뜻은 알 것 같은데 설명은 안 되는 ‘몸 신학’ 수업이었습니다. 알면 더 어렵다고 하여 큰 틀만 이해하는 수준으로 타협했습니다.
자신의 성적 연대기를 그려보는 시간!!
(마르티나)곰곰히 생각해보니 제가 남성과 여성의 다름을 인식한 처음 순간은 어린 시절 아빠와 함께 목욕을 하며 나와는 다른 신체 구조를 자연스럽게 인식했던 때임을 기억해 냈습니다. 아빠와 함께했던 그때의 따뜻했던 공기, 다정했던 말투, 사랑스럽게 날 바라봐 주시던 눈빛을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정서적 안정을 바탕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근본은 부모님의 그러한 큰 사랑 덕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제가 받은 이 사랑을 두 아이들에게도 아낌없이 베풀어 주어야겠다고 다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좁혀지지 않는 의견 차이
(마르티나)저희는 고1, 중1 두 아들을 키우는 18년차 부부입니다. 저녁 시간이면 하루에 있었던 일을 시시콜콜 이야기하며 일상을 공유하고, 바르고 성실하게 자라 주는 아이들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나름 행복한 부부입니다. 그러나 서로의 입장에 대해 아무리 대화해 보아도 좁혀지지 않는 것이 딱 하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부부관계였습니다. 둘째 출산 후 더 이상의 출산 계획이 없었던 저는 셋째 임신을 피하고자 루프 시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시술 후 부작용으로 3주 가까이 하혈이 멈추지 않았고 결국 한 달도 되지 않아 루프 제거 시술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는 저를 보면서도 부부 관계를 무리하게 요구하는 남편이 참 야속했습니다. “내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피임이 어려우니 이제 당신이 정관 수술을 하는 건 어때?”라고 권했지만 남편은 정관 수술이 무섭고 아프다며 거절했습니다. 그 후 점점 저에게 부부 관계는 숙제처럼 여겨지기 시작했고 기쁘기보다는 의무감이 드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나는 너무 힘든데 남편이 참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다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그리고 둘째 날 교육. 베로니카 선생님의 피임과 자연주기법에 대한 수업을 들은 후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생명창조 계획을 거스르고.
인위적인 피임 시술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알아가며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피임에 대해 너무 무지하여 루프 시술을 하고 정관 수술을 권했던 저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고, 거절했던 남편에게 오히려 감사하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점액 관찰을 통한 자연주기법의 원리를 우리 부부가 미리 알고 서로 “wait and see”를 실천했었더라면 기쁘고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을 텐데….
우리에게 너무나 간절했던 마지막까지 좁혀지지 않았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마스터키는 바로 자연주기법이었던 것입니다. 자연주기법과 피임에 대해 강의를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평소 하지 않던 멀미를 심하게 하며 “아~ 남편은 결혼 이후로 한순간도 변함없이 쭉 나를 사랑해 준 고마운 사람이구나. 그저 내가 ‘남자의 성’과 ‘자연주기법’에 대해 무지하여 이기적이고 배려심이 없다고 오해하고 지내왔던 거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서 남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그날 집에 돌아와 긴 시간 오해해서 미안했었다고 내가 무지했었노라고 남편에게 진심을 담아 사과했습니다.
(마르셀리노)틴스타 워크숍에서 피임이 주님의 생명창조사업에 반하며 위험성이 있음을 배웠습니다. 돌이켜보면 힘들어하던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했었던 게 사실입니다. 워크숍에서 자연주기법을 배운 후 아내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켜 주지 못했다는 또 다른 미안함이 생겼습니다.
그날 밤 아내에게 “이제 의무감은 잊고 자연주기법에 맞춰 행복하게 생활하자. 내가 ‘wait and see’를 잘 실천하도록 노력해 볼게. 그동안 힘들었을 텐데 나도 미안했어.”라며 서로를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고1 아들 이야기
틴스타 교육을 받고 있던 7월 중순. 고1 아들이 여자 친구와 300일이라며 기말고사도 끝났으니 토요일 하루 학원을 좀 쉬고 롯데월드에 다녀오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걱정이 되었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를 믿고 솔직히 이야기해 준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어 쿨하게 롯데월드 표를 사주며 아들은 콜라 한 잔, 엄마 아빠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틴스타에서 배운 내용에 관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주로 성폭력, 피임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그러니?”
“맞아요. 제 기억엔 그래요.”
“그런데 틴스타에서 바라보는 성은 관점이 완전히 달라. ‘성·사랑·생명’!! 창조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셔서 생명 창조의 능력을 선물로 우리에게 주신 거야. 우리의 몸은 너무나 귀한 선물이니 너의 몸도 친구의 몸도 소중하게 여기며 지켜 주길 바래. 며칠 전 틴스타 교육 점심시간에 주일학교에서 틴스타 교육받고 성인이 되어 교사양성과정을 수료한 뒤 군대에서 휴가 나온 너무나도 멋진 한 청년이 틴스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군인들의 성 이야기를 하는데 가슴 뭉클하며 네 생각이 많이 나더라. 우리 아들도 성인이 되면 틴스타 교육 받아 보는 거 어때? 그때의 여자 친구와 함께 가는 것도 적극 추천해.”
“네. 저도 기회가 되면 틴스타 교육 받아볼게요. 엄마 아빠가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저도 틴스타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어요. 요즘 두 분 사이도 좋아지신 것 같아 보기 좋아요.”
(마르셀리노)섹스, 섹슈얼리티, 성적 연대기, 성관계의 본질 등 틴스타 위크숍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난감한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함께 지내 온 아내를 생각하며 저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무엇보다 아내와 몸과 마음이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틴스타를 추천해 주신 신부님께서 “부부가 함께 교육받으면 좋아.”라고 말씀하실 때 혼자 보내기 미안하니 같이 받으라는 상투적인 권유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신부님께 완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 인사
4주간 사랑과 열정으로 지도해 주신 손호빈 디오니시오 신부님, 김혜정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매주 준비해 주신 정성 담긴 간식은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2007년 청년회 활동을 하던 저희 둘이 부부의 인연을 맺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2024년 18년간의 결혼생활을 돌아보며 부부의 사랑이 더욱 깊어질 수 있도록 틴스타에 초대해 주신 김종용 프란치스코 신부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우리의 몸을 통해 현존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더 많은 분이 알아 가길 소망하며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 아멘.
지금 제 나이는 열일곱 살. 질풍노도 사춘기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깔깔거리며 떠드는 소녀들의 최고 관심사는 사실 ‘성’입니다. 어른들에게 들키면 큰일나는 양 우리끼리 뒤에 숨어 나눴던 성적인 이야기들을 차마 우리 엄마 앞에서까지 꺼낼 수는 없었습니다. 아무리 엄마와 일상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할지라도요.
그러던 제게 우연히 틴스타 수업의 기회가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섹슈얼리티라는 주제는 저의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고, 약간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안고 첫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약 3주간 들었던 틴스타의 수업은 제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훌륭했습니다. 특히 첫 번째 수업이 끝났던 날 받았던 그 신선한 충격을 저는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전 이내 틴스타 수업의 짜릿함을 엄마에게도 전달하리라 마음을 먹기에 이르렀습니다.
나: 엄마, 나 오늘 틴스타에서 뭐 배웠는지 알아? 내가 지금부터 알려 줄게. 엄마는 섹스가 뭐라고 생각해?
엄마: 음… 성별? 남녀 말하는 거 아니야?
나: 오, 맞아! 성별! 사실 이 단어 자체는 전혀 부끄러운 게 아니고 본래 좋은 거래. 우리 모두에게 하느님이 주신 소중한 선물! 그렇기에 아름다운 거고.
엄마: 오~ 그랬구나. 되게 멋진 수업을 들었네.
나: 근데, 엄마. 왜 안 놀라?
엄마: 응? 뭘 놀라?
나: 아니, 내가 막 ‘섹스’라는 말을 썼잖아. 너무 야하지 않아? 여고생이 쓰기에는 부적합하지 않나? 나 지금까지 엄마 앞에서 한번도 이런 단어 쓴 적 없었잖아.
엄마: 야, 엄마는 너가 반드시 알 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 다 자연스러운 거잖아.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지금 네 나이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큰 문제 아닐까?
나: 헐. 나는 엄마가 엄청 보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네? 그럼 엄마는 나를 이런 단어도 모르고, 성에도 관심이 없는 순수한 소녀로 보고 있던 게 아니었어?
엄마: 당연하지, 오히려 꽉 막혀 있던 건 너 아니야? 엄마는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대화를 거부한 적 없었는 걸. 괜히 너 혼자 부끄러워서 피했던 거지. 순수하기는 개뿔!
17년 동안 엄마에게 ‘섹스’라는 단어를 소리 내어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엄마에게 이 단어를 직설적으로 언급할까 말까를 150번 정도 고민하다가 입 밖에 내놓았는데도, 의외로 돌아온 신선한 반응에 마음이 푹 놓였습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며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된 무수한 성 지식에 대한 죄책감이 덜어졌다 해야 할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대화가 한층 편안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날 이후, 저는 더 이상 머릿속에서 성적인 단어를 거르는 자가필터를 돌리지 않게 되었고, 엄마는 ‘성’이라는 주제를 관통하는 저의 질문에 솔직하고 정직한 답변만 내놓는 마법에 걸려 버렸습니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엄마의 생각과 모습도, 남성과 여성을 아우르는 ‘성’ 그 자체의 아름다움도, 모두에게 필요한 사랑도, 만약 틴스타가 아니었다면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저의 섹슈얼리티를 가꾸어 나갔던 행운같은 한 달의 시간이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귀하게 여기며, 앞으로도 이를 오랫동안 기억하겠습니다. 저에게 성에 대한 새로움을 선물해 준 틴스타! 고맙습니다.
처음 틴스타 교육을 하겠다고 선택한 나의 동기를 조심히 떠올려본다.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을 만나 보니, 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는 연령이 점차 어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잘못된 성 개념으로 인해서 아이들 사이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들을 마주할 때, 성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느꼈다. 젊은이들에게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 우선 내가 제대로 된 교육 방법을 알고, 습득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서 틴스타 교육을 신청했었다.
하지만, 틴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얼마나 협소하게 성교육에 대해서, 아니 성(性)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몸이라는 근원으로의 초대
틴스타 강의는 단순한 성교육 이전에 몸이라는 근원으로 나를 초대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몸의 신학’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몸과 성이 지니고 있는 의미가 무엇인지 깊이 있게 성찰하게 하고, 하느님께서 나를 여성으로 태어나게 하신 이유에 대해서 자문하게 하였다. 나의 몸을 통해 하느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분의 사랑을 체험하고, 복음을 전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때, 내 존재를 표현하는 몸과 성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참으로 감격스러웠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몸을 충만한 사랑을 주고받으며,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한 가장 적합한 모습으로 창조하셨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으면, 우리의 성은 결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꾸셨던 위대한 꿈을 이 땅에서 실현할 수 없게 된다고 여겨졌다. 이 사실을 숙고하면서, 과연 하느님께 영원한 ‘예’를 약속하고, 축성 생활의 삶을 살아가는 나, 나의 몸은 충만한 사랑을 주고받는지, 그리고 그 사랑을 바탕으로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의 선(善)과 좋음을 위하여 온전한 자기 증여가 이루어진다는 내용을 들으면서 ‘참된 사랑’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다. “내가 함께 있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나는 누구의 선과 좋음을 바라고 있는가?”
참된 사랑에 대한 깨달음과 성소에 대한 확신
나에게는 바로 젊은이들이었다. 어린이, 젊은이들을 만나면 그들에게 다가가고 싶고,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아름다운 하느님의 사랑을 접하고, 기쁘게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는 나의 마음을 읽어 내면서, 내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이는 하느님과 젊은이라는 고백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의 부르심과 성소(聖召)에 대한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이 확신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살레시오 수녀라는 카리스마에 대해 감사하게끔 만들어 주었으며, 내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하느님과의 영적 혼인을 통해서 나의 성적 능력까지 온전히 봉헌한 이 삶이 참으로 아름답고, 귀하다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혼인생활이 아닌 축성 생활을 살면서, 육으로 맺어진 자녀라는 생명을 탄생시키지 않지만, 하느님께서는 내가 여성성을 충만히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분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몸을 통해 주님을 찬미할 수 있음에 기쁘고, 많은 젊은이를 위해 나의 몸과 성, 사랑을 완전히 내어놓으며, 영적인 생명을 끊임없이 탄생시키고 있는 내 삶이 참으로 행복함을 가슴 절절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번 틴스타 교육을 하면서, 내 삶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축성 생활의 기쁨을 찾을 수 있어서 하느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함께해 주신 신부님, 수녀님,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218차 워크숍을 하기 전 나의 선지식은 틴스타에 대한 단어를 꽤 오랫동안 들었지만 성교육이라는 정도로만 알았던 수준이였다. 어느 날 수도회 양성위원장 수녀님의 전화를 받고 광주에서 서울까지 4회를 다니게 되었다. 몸은 고단했지만 성에 대한 개념이 점점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의식의 변화
첫 시간부터 놀람이 시작되었다! 각자가 성(Sex)에 대해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 보았고, 그전 시간에 청소년들이 작업한 흔적을 읽어보게 되었다. 성에 대해 내가 청소년기에 생각했던 것,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 현재 청소년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똑같다는 것이 놀라웠다. 왜냐하면 나는 청소년기에 성교육을 받았고, 어른이 되어서도 성교육을 받았다. 현재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의무 교육을 받고 있을 텐데 성의 개념이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헛웃음을 주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급성장한 것은 생명에 대한 성숙한 인지 능력보다는 피임 종류(피임약, 체내기구, 남녀불임수술 등)의 증가다. 욕구를 채우기 위한 행위를 허락하는 사회의 분위기가 실망스럽고, 욕구 절제가 되지 않는 청소년에게까지 성문화를 놀이로 만들어 낸 무책임한 분위기가 나를 나락으로 몰고 가는 듯했다.
미래를 알아본 용기
성문화의 의식이 지금과 다르지 않았던 1960년대. 성 바오로 6세 교황님께서 ‘인간 생명’ 회칙을 발표하신 배경을 이윤이 수녀님께서 설명해주시는 내내 감동의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독신 생활을 하신 교황이 부부 관계를 세세하게 당부하는 회칙은 교회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제 넘는 잔소리와 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교황님은 후폭풍을 두려워하지 않은 것 같다. 마치 자식을 사랑하는 바보 같은 아버지의 마음이, 모든 것을 감내할 각오의 심정이 지금 나에게까지 ‘인간 생명’을 호소하시는 것만 같았다.
하느님 선물
워크숍 막바지에 이르면서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은 모든 남녀 수도자가 틴스타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과거 나의 삶을 돌아보면 하느님께서 주신 성(SEX)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죄의식에 빠져서 살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는 것을.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별안간 틴스타라니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귀국이 12일인데 14일이면 달랑 하루 쉬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누구누구 수녀님들도 같이 갈 거예요.”
네. 그렇습니다. 사실 제가 틴스타를 시작하게 된 건 사심 때문이었습니다. 또래 수녀님들과 틴스타 교육을 빙자해 오가는 길에 놀아 보자는(?) 심산이었지요. 아무런 기대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첫날, 첫 시간부터 저는 틴스타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틴스타 교육에 직접 참여하기 전의 저는 틴스타하면 성교육, 성교육 하면 생물 과목의 연장선 같았던 고리타분하고 별 쓸모없는 성에 관한 지식과 연결되었습니다. 그래도 가톨릭 교리를 바탕으로 하는데 틴스타는 뭔가 좀 다른 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하는 정도였지요.
총 5주간의 기본과정과 교사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과정에 참여하며 저는 제가 얼마나 성에 대해 단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그로 인해 왜곡된 시선과 감정을 지니고 있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손호빈 신부님, 김혜정 선생님, 송선배 선생님, 이윤이 수녀님 그리고 저희를 위해 함께 강사진을 도와주신 여러 형제자매님 덕분에 단편적이었던 지식에 연결 고리가 생기고 틴스타가 지향하는 목표대로 총체적인 관점에서 성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몸에 대한 관점의 변화
제가 스스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몸’에 대한 관점이었습니다. 그간 저는 몸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지 못했습니다. 아프면 괴로우니 귀찮지만 아프지 않게 관리해야 하고, 월경이 다가오면 매달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여성으로 태어난 게 억울하고 제 몸이 마치 영혼이 갇혀 사는 답답하고 좁은 집 같았달까요? 그러나 사실 몸은 나 자신이었습니다. 나의 실존 그 자체였습니다. 몸이 없었다면 보지도 듣지도 느끼지도 심지어 사랑하지도 못했겠지요.
인간의 몸은 위대한 품위를 지니며 인간의 섹슈얼리티는 위대한 선이다
‘우리가 몸과 영혼의 단일체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의 몸, 즉 인간 몸과 섹슈얼리티, 남성과 여성은 하느님 계획의 필수불가결이며,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존재의 본질이다. 그러므로 인간 몸은 위대한 품위를 지니며, 인간의 섹슈얼리티는 위대한 선이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355-373 항 참조).’
한국틴스타 교사양성위크숍 교재 ‘사랑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읽으면서 위의 구절에 한참을 머물렀습니다. 내 몸, 여성이란 나의 성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선물이라니! 생경하면서도 알 수 없는 기쁨을 선사하는 이 묘한 느낌, 내 몸이 바로 나 자신이고, 하느님을 만나는 지성소라는 사실이 새롭고 참 감사했습니다.
이 시대 청소년과 청년들이 참된 사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더불어 젊은이들을 위해 살아가는 카리스마를 지닌 살레시오 수녀로서 틴스타가 이 시대에 특히 청소년, 청년들에게 너무나 필요한 교육이라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몸이, 자신이 지닌 성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된다면 우리 젊은이들이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참된 사랑을 선택할 것이라는 점, 사랑에 따른 책임을 부담이 아니라 성숙함의 표지로, 그래서 책임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쁨을 느끼게 되리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기회만 닿으면 틴스타 교육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저의 사심조차도 선으로 이끌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고, 교회 안팎에서 틴스타를 통해 복음을 전하시는 신부님, 선생님, 수녀님들께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틴스타를 만나 ‘성’에 대한 하느님의 계획을 깨닫고 이를 풍요롭게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저도 틴스타 교육을 더 심화하여 제가 만나는 젊은이들에게 이 기쁜 소식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우리 몸을 받아들이는 법을, 그 몸을 돌보는 법을, 그 충만한 의미를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그 어느 참된 인간 생태에서나 핵심적 요소”이다(「찬미 받으소서」, 155항).
지금으로부터 약 20년 전, 신학교에서 ‘몸의 신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군대를 마치고 신학교에 다시 복학하기 전,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를 했던 동료 신학생의 소개로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의 기본적인 얼개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이제껏 신학교에서 들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신학적 지평에 감탄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한때의 충격으로 남아있을 뿐, 그때 이후로 몸의 신학을 깊이 있게 살펴볼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아주 우연한 기회에 이번 216차 틴스타 양성자 워크숍에 참석하게 되었을 때, 저는 무척 기뻤습니다. 기차와 지하철을 타고 왕복하는 시간이 덥고 지루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황금 같은 주말에 시간을 빼서 하루 종일 수업을 듣는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모임에 참석해서 강의를 듣는 내내 마음을 휘감았던 것은 ‘기쁨’이었습니다.
오랜 친구처럼 반가운 몸의 신학
제가 아주 오래전, 신학생 시절에 들었던 이야기가 강의를 들으며 문득 떠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얼굴을 보는 것처럼 반갑더군요. 그리고 요한 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뿐 아니라, 조금은 더 현실적으로 인간의 몸에 대해서, 생식력에 대해서 아주 깊이 있게 살펴볼 수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아주 솔직하게 자기 몸에 대해서, 자신의 체험에 대해서 터놓고 이야기할 수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몸의 신학에 대해서 이미 접해 보았고 그와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은 저에게, 이번 틴스타 교육이 전혀 새로운 내용을 전해 준 것은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강의 내용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4주 동안 함께했던 분들 덕분에 더 큰 힘을 얻었습니다.
교육이 이루어지는 내내 저는 강의를 하시는 강사 선생님들의 눈빛 안에 담겨있는 ‘열정’을 보았습니다. 참여자들의 마음 안에 담긴 자녀들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보았습니다. 오늘날의 성문화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끌려가다가, ‘그래도 정말 이건 아니지 않을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용기’를 만났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우리는 서로 다른 동기에서, 서로 다른 상황과 처지에서, 서로 다른 정도의 열정과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자리에 모인 저희가 ‘사랑의 부름’을 받은 사람들이라는 점입니다. 오늘날 그 본래의 의미를 잃어버린 ‘사랑’이라는 말의 참다운 의미 회복을 위해, 하느님께서 우리를 초대하시는 본래의 그 자리를 위해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저희를 부르셨던 것이지요. 교육을 마친 제 가슴 속에서는 저절로 ‘아,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상황에서, 각자의 능력에 맞게 그 사랑을 선포하도록 초대된 사람들이구나!’라는 읊조림이 흘러나왔습니다.
‘시대의 흐름’이라는 광풍에 맞서, 도저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싸움을 하고 계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니, 감사로 끝나서는 안 되겠지요. 어쩌면 교육에 참여한 저와 모든 이들 역시 그 싸움에 함께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능력에 맞게 말이지요.
하느님께서 불러 주신 그 자리, 그 소중한 초대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응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은 배운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사랑만큼 배워야 하는 것도 없습니다.” 이 말씀은 성 요한 바오로 2세의 전 생애에 걸친 사목적 모토입니다. 이 시대에 왜 사랑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필요할까요?
한국틴스타는 한국 출범 20주년을 맞아 성 요한 바오로 2세부터 베네딕토 16세 그리고 프란치스코까지 세 분의 교황님과 사목적 활동을 해 오신 리비오 멜리나 몬시뇰을 로마에서 초청하여 강연을 들었습니다. 틴스타 교사들이 사랑하기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에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2박 3일 동안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한국틴스타 워크숍을 수료하고 현장에서 젊은이들을 만났던, 만나고 있는 교사들이 참여했습니다.
멜리나 몬시뇰은 “요한 바오로 2세의 가르침은 그저 현실과는 동떨어진 오래된 이야기가 아닌, 현 시대에 가장 필요한 신앙적 지침서”라며 “성인의 가르침이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갑옷이 되어 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정서적 문맹”을 벗어나기 위해 참된 사랑에 대한 앎이 필요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사회 안에서 첨단 기술의 혜택을 누리며 살고 있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의 평화를 바라기도 합니다. 또한 가족의 파편화나 1인 가정의 급증으로 많은 이들이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때로는 타인과 사회의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할 것 같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습니다.
이번 강연 주제는 타인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데서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인 “정서적 문맹”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자 몬시뇰이 제시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정서적 문맹 상태란, 타인은 고사하고 자기 자신의 감정조차 정확하게 알고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데, 이를 어휘력이 부족하거나 문장 구사력이 부족해 자신의 서사를 써 내려 갈 수 없는 상태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하느님 닮은 모상성과 유사성
개인은 하나의 세계 속 하나의 문화권 안에서 한 사회를 구성하는 존재이지만, 타인과 공동체를 이루는 것을 어려워하고 두려워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속에 담긴 본질적인 가치와 의미를 자세히 알아보고 이해함으로써 “나”와 “타인” 모두 인격적으로 관계 맺고 살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해야 합니다.
몬시뇰은 인격적 가치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일상 속에 구체적이며 실제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 위해서는 우선 사랑을 마치 하나의 언어처럼 유기적이지만 일관된 이야기로 읽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하며, 개인의 서사가 어떻게 하느님으로부터 이어져 왔는지 강연을 통해 하느님과의 모상성과 유사성의 개념과 의미를 성찰하도록 이끌어 줬습니다. 다른 피조물들과 달리 인간이 지닌 하느님의 모상성(image)과 유사성(likeness)은 상호보완적인 의미이며, 이는 우리가 하느님과 닮았다는 본질과 그분처럼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하느님 닮은 인간 존재가 담고 있는 가치
창조주이자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서는 천사와 인간을 만드실 때에, 천사는 다른 창조 과정처럼 창조하셨지만(create), 인간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와의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존재를 출산이라는 과정(procreate)을 통해 당신 창조과정의 협력자로 삼으셨습니다.
이는 삼위일체의 관계성을 남자와 여자, 남편과 아내,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 안에 드러내시어 당신의 유사성을 부여하신 것입니다. 이처럼 인간 생명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건처럼 하나의 제품처럼 단순 재생산(reproduction)할 수 없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적인 인간의 몸에는 생명출산(procreation)이라는 창조능력이 새겨져 있으며 이것은 하느님의 좋음(선)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선에 응답하는 능력인 책임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사랑의 구원 역사 안에서 우리의 자리를 분명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께서 육화하심을 통해 우리와 같은 인간의 몸으로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지내셨듯이, 우리도 일상 속에서 부모, 형제, 자녀와 마주보며 타인의 시선과 행동을 통해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관계 안에서 상호 교류하는 모든 순간에 우리는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인간의 자유 의지를 통해 나와 상대방의 성장을 도울 기회를 갖는데, 특히 자기 자신을 상대방에게 “사심없이” 내어 줄 때, 우리는 상대방이 지닌 존엄성을 가장 아름답게 바라보고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사목헌장 22항 참조).
우리는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구체적인 비극에 대해서 왜 이러한 상황을 “계획”하셨는지 묻는 대신 “허락”된 자유를 우리가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책임감 있게 누리고 있는지, 선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보라, 나는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은 늘 내 앞에 서 있다.”(이사 49,16)
강연 후 행사 참석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몬시뇰은 여러 문제나 어려움에 대한 고민 앞에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가 신기루와도 같은 “정답”을 쫓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함께 성찰해 봐야 할 ‘질문’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공동체적 사고의 확장을 통해 일상 속 많은 고민과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관점을 제시하였습니다.
또한 그는 인류 역사상, 그리고 개인의 삶 속에서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상황이나 순간들을 일일이 하느님의 계획으로 오해하는 실수를 피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모래 위 발자국” 일화를 인용하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이 예수님과 사막을 어렵게 건너는데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발자국은 한 사람의 것이라 예수님께 ”어디 계셨습니까? 왜 저와 함께하지 않으십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저 발자국은 네 것이 아니라, 내가 너를 업고 걸어온 발자국이다.”라고 하셨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치 하느님께 잠들어 계신 듯 느껴지는 순간조차 사실 그분께서는 우리와 함께하시며 우리를 보호하십니다.
이토록 하느님께 가장 사랑‘받는’ 인간의 마음에는 하느님께 받은 사랑이 근본적으로 자리잡고 있기에 남을 사랑‘하는’ 능력 또한 의식적으로 사랑하기 이전부터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타인은 커녕 스스로도 사랑하기 어렵게 느껴진다.”라는 한 참여자에게 몬시뇰은 “하느님께서 당신 손바닥에 우리 이름을 새겨놓아 절대 잊지 않으신다”고 하신 이사야서 말씀을 인용하며(49,16),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사실 하느님이 우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하시는 것”이기에 한 인간으로서 우리는 스스로든 그 누구든 두려워하지 않고 사랑하기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가르쳐 주는 한국 교회를 위한 제언
2박 3일간의 강연을 통해 많은 생각할 거리와 감동을 받고 돌아가는 참가자들에게 몬시뇰은 성 요한 바오로 2세가 평생의 사목적 묵상으로 삼았던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적 사랑’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에게 참된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가치를 발견하고 나아가길 촉구했습니다.
‘두려워하지마라, 나다. 용기를 내어라’라고 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참된 사랑을 배우는 것을, 가르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끝으로 한국틴스타에 감사와 응원을 전하며 앞으로도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그리고 2027년 WYD의 슬로건인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를 묵상하며 용감하게 나아갈 것을 당부했습니다. 또한 걸어 온 20년의 시간만큼 앞으로 시간 안에서 만나게 될 수많은 소중한 인연과 보람있는 순간을 기대하며 틴스타 가치관의 보존과 발전을 기원하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사심없는 선물을 주려는 태도로 상대방을 대하는데, 상대방은 오히려 저를 이용하려 들어서 그 관계가 버거워진다면, 이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게 맞을까요?
전국모임 강좌를 듣고
이야기의 초점을 하느님께 맞추면 관계와 구별, 구분이 없어져서 하느님으로 귀결되고, 나로 맞추면 관계, 구분, 구별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우리의 하느님, 각자가 느끼는 하느님이 같은 하느님이자, 각자의 경험에서의 하느님이라고 설명해도 될까요?
가족에는 아버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자가 없는 가족이나 혹은 가족으로부터 방임된 아이들이 하느님의 구원역사에 들어오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인공수정을 통해 출산한 아이에 대해서 가톨릭 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인격적 성관계가 아닌 시험관 아이의 수정에도 하느님께서 개입하시나요? 이 아이도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이 아닌가요?
남녀가 만나 부모됨은 당연하지만 다양한 출산도 인정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출산된 아이들 한명 한명이 이 사회에 잘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습니다. 이런 것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남일까요?
인간이 번성하여 원죄가 퍼졌는데 하느님은 원죄있는 인간의 번성을 왜 약속하셨을까요? 구원/창조 계획의 일부일까요?
앤서니 가든스의 사회학 용어인 Relazione Pura를 순수한 관계로 직역하면 내용이 왜곡될 것 같습니다. 맥락상의 내용은 단순한 육체적 관계일텐데, ‘순수’라는 단어는 관습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니까요. 통역하시는 수녀님께서 정결하다는 의미의 순수함이 아니라는 부연 설명을 해주셨지만, 부연 설명이 없더라도 오해의 위험이 없도록 의역을 해도 괜찮을까요?
정결의 측면에서 부끄러움은 인격을 보호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원알몸’에서 “부끄러워하지 않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부끄러움이란 몸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바로 보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참된 부부행위로 태어나지 않았거나, 태어나서 버림받은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의 계획은 너무 가혹하지 않을지 염려가 됩니다. 우리가 그 아이들에게 하느님의 계획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동성애자들의 경우 자신의 이끌림이 동성에게 향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들이 하느님 안에 속하기 위해 동성애 행위인 육체적 쾌락을 절제하고 정결을 향해 영적인 충만함을 좇아간다면, 그들 또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참여한다고 할 수 있나요?
교회가 강간을 통해 잉태된 아이를 일명 “rape kit”를 통해 낙태하는 것을 허용한 걸로 아는데 맞나요? 어떤 생명이든 하느님께서 영을 부여하셨는데 그 생명을 낙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맞을까요?
한국틴스타가 20년이 되었다. 내가 서울대교구 중서울지역 교구장 대리로 있을 때, 배 마리진 수녀님의 소개로 한나 수녀님을 처음 만났고, 틴스타를 알게 되었다. 틴스타는 새로운 청소년 성교육 프로그램이었다.
성에 대한 인식부터 달랐다. 별의 다섯 모서리처럼, 영성적, 지성적, 정서적, 신체적, 사회적으로 성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성은 얼마나 신기하고 아름다운가! 성직자, 수도자들도 이 교육을 받고는 모두 감사하는 마음이다.
틴스타를 접하고 내가 그동안 성을 이렇게 진지하게 바라보았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배 수녀님께 사무실로 사용할 만한 작은 방과 직원 활동비를 지원해 드렸다. 교리 신학원에서 틴스타 워크숍이 횟수를 거듭해 열리게 되면서, 차차 수녀님들, 일반 신자들의 호응이 일어나고, 타 교구에서도 관심을 가졌다.
초창기에 김혜정, 주설령 자매 등이 협력하였고, 국제 틴스타 회의에도 참석했다. 당시 국제 틴스타 로고가 이스라엘 국기 모양으로 멋이 없고 딱딱한 느낌이 들어 공모를 했지만 응모작이 신통치 않았다. 그래서 나와 가까운 사이인 서울대 미대 양승춘 교수에게 부탁했다. 현재 오방색의 한국틴스타 로고는 그렇게 나왔다.
우리는 국제 틴스타 회의에 가서 다른 나라 대표들이 원하면 대가없이 사용하도록 했다. 그렇게 한국 로고는 국제 틴스타 로고가 되었다.
한국틴스타 10주년이 될 때, 국제틴스타 모임을 의정부의 한마음 청소년 수련원에서 열었다. 국제 모임을 치르다 보니 스페인어권이 많았는데, 다행히 영어는 물론, 스페인어도 통하는 봉사자(하민 도미니카)가 있어 능숙한 사회로 훌륭한 회의가 되었다.
이제 한국 틴스타는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위상이 높아졌다. 자체적으로 교육은 물론 교구도 제작하여, 각 교구에 지원하게 되었다. 가톨릭회관에 방을 빌려 쓰다 교구 지원으로 사무실을 배정받고, 로마 유학에서 돌아온 손호빈 신부님이 부임하여 함께하고 계신다. 그동안 양주열 신부님이 통합사목국의 중요한 업무에도 우리를 잘 인도하고 이끌어 주셨고, 현재 도림동 본당 주임으로 있고 당시에는 가톨릭 신학대학에 교수직으로 있었던 박정우 신부님도 수고를 많이 해 주셨다.
한국틴스타 20주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 청년의 현실을 살펴보자. 세계 청년들의 현실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청년들은 자기 정체성의 확립과 결혼, 내 집 마련의 고난에 직면하고, 사회 국가적으로 전쟁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북녘의 젊은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용병으로 참가하고 있고, 미국 대선은 끝났지만, 국가 이기주의로 나갈 것이 뻔하다. 많은 나라 젊은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기성 세대와 맞서며 이기적으로 나아가고 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고, 자립 정신, 희생보다 자기중심적이고 현세적 향락에 다가가고, 더 나아가 일부이긴 하겠지만 마약, 도박, 알코올 등을 더 가까이 하지 않는가! 공동체성보다는 혼살, 혼밥 등이 대세이다. 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희망이 있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말이다. 바로 한국의 문화다. K-컬쳐, K-푸드, K-뮤직, K-Pop, 게임, 뷰티, 한글, 이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더욱 위상이 높아진 K-문학까지. 아울러 2027년도 세계 청년대회가 한국 서울에서 개최된다. 서울대교구만이 아니라, 전국 교구, 나아가 국가적으로 큰 잔치이다. 젊은이들의 여행, 숙박, 식사, 쇼핑, 관광 등에 정부의 협력, 우리의 희생이 요구된다. 한국 청년들이여 희망을 가져라!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Teen STAR 정신의 관철과 실천이다.
20주년 행사를 잘 마친 한국틴스타는 알찬 내용들을 들고 나의 거처에 찾아왔다. 로마에서 오신 몬시뇰님의 강연 모습과 자료집, 그 동안의 전국 활동들과 영상으로 만든 한국틴스타 20년사를 현장감 있게 보여 주고 느끼게 해 주었다. 전국에서 교사들과 신부님들 100여분이 함께 했다고 한다. 한나 수녀님을 비롯, 세계 여러 나라 틴스타에서 축전이 왔단다. 내가 한국틴스타의 한 디딤돌이 되었음을 주님께 감사드릴 뿐이다. 손호빈 대표 신부, 김혜정 프로그램 디렉터를 비롯한 함께 한 많은 선생님들과 후원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전주 성심여고(여성) 김혜정, 지순화, 변다정, 이수진, 이윤이수녀, 장혜경, 조정옥, 황윤정 교사
종교단체
구미 형곡성당(성인) 이인숙 교사
대구 범물성당(소년소녀) 이인석, 김자영
울산 병영성당(소년소녀) 최병혜 교사
인천 태리성당(소년소녀) 박현주 교사
기관
의정부 꽃마리회복지원센터(여성) 문지영 교사
기획
서울 명동 영성센터(여성) 김혜정
2024 하반기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수업현장
종교단체
수원 상현동성당(12~13세) 김신야, 원경희, 이상미, 임형준, 지순화 교사
울산 병영성당(9~11세) 장희정, 김인영 교사
울산 병영성당(12~13세) 김성민, 하영애 교사
학교
인천 박문유치원(6~8세) 이세빈, 이진솔, 이한솔, 최진경 교사
인천 박문초등학교(12~13세) 김광미, 김도희, 김진경, 박상미, 송보름, 이진아, 지효영, 최주리 교사
기관
서울 명동 영성센터(6~8세) 장혜경 교사
서울 명동 영성센터(12~13세) 정정예
서울 명동 영성센터(부모교육) 조정란
한국틴스타워크숍(기본과정)
216차 서울워크숍(4회) 2024.6.22/6.29/7.6/7.13 명동 영성센터
217차 인천 박문유치원 워크숍 (6회) 2024.6.13~7.18/6.14~7.19
218차 명동 영성센터 여자수도자장상연합회(4회) 20204.9.14~10.5
219차 수원 상현동 성당(6회) 2024.9.21~10.26
220차 인천 은행동 성당(8회) 2024.12.19~202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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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김천평화성당 워크숍(3회) 20204.2.8~2.20
대구대교구 제1,2,3 대리구 워크숍(4회) 2024.3.15~16,29~30
구미김천
8.25 한국틴스타 지역 교사회 방문
12.15 구미·김천지역 정기총회
거제(장승포)
8.26 한국틴스타 지역 교사회 방문
대구
대구지역 정기총회
인천
인천지역 정기총회
포항경주
8.24 한국틴스타 지역 교사회 방문
루르드 성모회 한국틴스타에 천만 원 기부
루르드 성모회(지도신부:김명섭)는 12월 11일 월례미사에서 한국틴스타에 천만 원을 기부해주셨습니다.루르드 성모회는 매월 루르드 성모님께 가정을 위한 지향을 두고 미사를 봉헌합니다. 이번 20주년 전국모임(주제:젊은이들에게 사랑하는 법을 가르쳐줍시다)소식을 듣고 오늘날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소명을 이어 가고 있는 한국틴스타 교육을 통해 많은 가정이 도움을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며 천만 원을 기부해 주셨습니다. 이 기부금은 한국틴스타 교육에 필요한 사업비에 사용될 예정입니다.한국틴스타는 루르드 성모회 모든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성·사랑·생명’의 진리를 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사랑과 기부는 좋은 가치를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저작권 등록
한국틴스타 워크숍과 프로그램 교재, 점액관찰 기록과 감정수첩 기록 등 틴스타 고유의 프로그램과 교수법에 관한 저작권을 등록하였습니다. 틴스타 프로그램의 일부만 도용하거나 영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홍보
11.17 가톨릭신문, 한국틴스타 설립 20주년 관련 기사 보도
11.13 CPBC, 한국틴스타 설립 20주년 관련 기사 보도
11.12 가톨릭평화신문, 한국틴스타 설립 20주년 기념 열린 강좌 관련 기사 보도
홈페이지와 생식력 자각 앱 통합 개편: 기존 별도 운영되던 홈페이지와 생식력 자각 앱을 통합하였습니다. 구글스토어나 앱스토어에서 ‘한국틴스타’ 앱을 다운받으세요.
한국틴스타 소개 애니메이션 신규 제작
한국틴스타 유튜브 채널: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전하는 edify 프로젝트의 영상 중 혼인과 가정의 중요성을 말하는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포르노는 공공보건의 재앙입니다> 번역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정 손수건 제작: 한국틴스타의 감정 스티커를 이용하여 감정 손수건을 제작하였습니다.
한국틴스타 소개 리플릿 개편: 기존 4종의 리플릿을 단체와 프로그램 소개 2종으로 통합하였습니다.
발간
영성 시리즈4. <사심없는 선물>(성 요한 바오로 2세 저, 손호빈 역) 발간.
<제 안에 깨끗한 마음을 주소서>(손호빈 편) 발간.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한 음란물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정리하고 중독에서 벗어나거나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담았습니다.
<빌링스 배란법을 바탕으로 한 자연주기법>을 참고 교재로 발간하였습니다. 생식력 자각을 도와주는 동반교사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인지발달 장애아를 위한 틴스타’ 프로그램 교재발간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Ⅰ, Ⅱ, Ⅲ단계로 개정
엄마와 함께 준비하는 딸의 사춘기 <성장하는 몸이 말하는 이야기> 발간: 어린이를 위한 틴스타 3단계와 중학생을 위한 틴스타의 중간 단계에 해당합니다.
더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자신의 성을 하느님께서 주신 고귀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충만한 생명력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한국틴스타와 함께해주세요. 후원을 희망하시는 분은 홈페이지의 후원하기를 눌러주세요.한국틴스타는 후원하신 분과 틴스타 교사를 위해 생명을 위한 월례미사(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주관)를 함께 봉헌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후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후원금에 대한 기부금영수증은 매해 1월 가정으로 발송되며, 국세청 연말정산 홈페이지서도 연말정산 소득공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